최근 종영한 드라마 중에 저의 마음을 크게 울렸던 것이 있습니다. 바로 드라마 ‘라이딩 인생’입니다. 아마 아이를 키워본 적 없는 젊은 사람이나 이미 오래전에 육아를 졸업한 세대라면 제목만 들었을 때 어쩌면 자전거가 주제이거나 배달이 직업인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라이딩'은 부모가 직접 아이를 학교나 학원에 데려다준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요즘 시대에 아이를 키워본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하고 요즘 부모들을 대변하는 주제들로 세대 공감을 꺼내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저는 현재 9세 아이를 키우고 있고 어린이집에 보낼 때부터 영어유치원을 보내면서 직접 라이딩을 해준 엄마로서 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공감하며 저의 몇 년 전 과거를 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오늘은 엄마의 시선으로 바라본 ‘라이딩 인생’ 리뷰를 따뜻하게 풀어보겠습니다.
대치동 엄마들의 리얼 현실: 7세 고시 전쟁
드라마 ‘라이딩 인생’은 대치동이라는 치열한 교육 현장에서 벌어지는 세 모녀의 현실적인 갈등과 사랑을 그리고 있습니다. 7세 딸의 ‘입학 전 고시’를 준비하는 열혈 워킹맘 정은이와 육아를 위해 자신의 엄마인 지아에게 학원 라이딩을 맡기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은 현실 부모의 고민을 그대로 비추며 큰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자녀교육, 세대차이, 일과 육아 사이에서 흔들리는 엄마들의 이야기를 통해 ‘진짜 아이를 위한 선택’이 무엇인지 묻고 있습니다.
드라마 속 정은은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만큼 바쁜 워킹맘입니다. 회사일도 완벽히 해내야 하고 집에 오면 딸 하윤이의 학원 스케줄부터 간식 학습지까지 전부 챙겨야 했습니다. 이 드라마의 배경인 ‘대치동’이라는 실제로 많은 부모들이 ‘7세 고시’라 부를 만큼 사교육이 극심한 지역입니다. 정은은 아이가 뒤처질까 봐 불안에 시달리며 한 치의 여유도 없이 움직입니다. 결국 정은은 친정 엄마 지아에게 ‘라이딩’(학원 픽업과 돌봄)을 부탁하게 되는데 문제는 지아가 딸과는 완전히 다른 교육관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아는 아이는 자연 속에서 뛰놀게 하고 공부보다 마음을 돌보는 게 먼저라고 생각하지만 정은은 아이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지금부터 달려야 한다고 믿습니다. 이처럼 현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엄마-할머니-아이 세대 간의 교육 갈등을 현실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는 드라마입니다. 저는 실제 9세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으로 주변에 이러한 7세 고시의 문제에 직면하며 가족 간의 다른 교육관으로 갈등을 겪는 가족을 많이 보았습니다. 그렇기에 이 드라마가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흔들리는 엄마들, 그리고 아이의 진짜 마음
드라마는 특히 엄마와 할머니의 갈등 뿐 아니라 모든 과정을 조용히 견뎌내는 아이 '하윤'이가 있습니다. 엄마의 기대와 학원의 과제 속에서 하윤이는 점점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하윤이가 학원으로 가는 차 안에서 조심스럽게 할머니에게 얘기해 봅니다. "할머니 오늘 학원 안 가면 안 돼요?" 이 말은 단순한 투정이 아니라 아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표현이자 할머니에게 보내는 SOS 신호였던 것입니다. 그동안 엄마의 기대와 과도한 경쟁 속에서 참고 따르기만 했던 아이가 처음으로 보여준 거절이었습니다.
드라마 후반부로 갈수록 학원의 학습요구는 점차 과해지고 이에 대해 정은도 맞서기 시작합니다.
"우리 애는 지금도 잘하고 있어요. 더는 필요 없어요"라고 말하며 처음으로 하윤이의 편에 서는 장면은 많은 엄마들의 지지를 받기 시작하는 장면입니다. 사교육의 중심인 대치동 학원가에서 진심을 지키는 부모의 용기를 보여주는 것이 이 드라마가 보여주고자 했던 메시지인 것 같습니다. 사교육 중심의 대치동 속에서도 진심을 지키는 부모의 용기, 그게 바로 이 드라마의 핵심 메시지입니다.
저도 아이가 영어유치원을 다닐때는 다른 엄마들처럼 7세 고시 준비를 위해 자료를 수집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사실 7세 고시에서 톱클래스 학원이라고 하는 곳들의 레벨테스트의 수준이 어떤지 확인하고 바로 내려놓았습니다. 아이를 그 수준까지 준비시키려면 얼마나 더 다그쳐야 할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그렇게까지 아이를 몰아세우고 싶지 않았습니다.
명장면으로 읽는 '라이딩'의 진짜 의미
‘라이딩’이라는 단어는 표면적으로는 학원 픽업, 즉 ‘차로 태워다 주는 일’처럼 보이지만, 드라마 속에서는 훨씬 더 깊은 의미로 쓰입니다. 엄마 정은은 매일 학원 스케줄에 따라 아이를 라이딩하는 것으로 아이의 ‘미래’를 책임지려 합니다. 반면, 할머니인 지아는 아이를 공원으로 데려가 뛰게 하거나 도서관에 가기도 하고 때로는 그냥 쉬게 하는 것으로 아이의 미래를 응원합니다. 이 극명한 차이는 아이를 어떤 인생으로 이끄는가에 대해 비교하며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장 감동적인 장면은 밤늦게 지아가 정은에게 전화를 걸어 "너도 유치원 때 글씨 못써서 혼났었지. 나도 그때 힘들었단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하는 장면입니다. 이 말은 세대를 초월한 엄마의 반성과 위로였고 '미안해, 넌 잘하고 있어'라고 지지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이 장면을 보면서 '나도 부모가 처음이라 완벽할 수 없어'라며 스스로를 위로하게 되었습니다.
드라마 '라이딩 인생'은 단순한 육아드라마가 아니라 세대간의 충돌을 섬세하게 담아낸 가족 성장극입니다. 특히 지금 7세 아이가 있고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사교육을 고민하는 부모라면 이 드라마를 통해서 지금 아이에게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될 것입니다. 이 때문에 지금 유초등 아이나 더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드라마 '라이딩 인생'을 꼭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어떻게 똑똑한 아이로 키워야 할지보단 어떻게 행복한 아이로 키울 수 있을지에 대해 더 많은 시간을 기울일 수 있는 부모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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